잠에 들지 못해 일기를 쓴다. 왠지 비공개로 돌릴 일기가 될 것 같다. 그러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지. 요즘 생활감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. 난 오래전부터 자연스러움에 부자연스러운 집착을 갖고 있다. 의도를 띄는 인위성이나 가공된 연출이 나쁘지 않다고 머리로는 알면서도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러움을 더 높게 평가한다. 뭐든... 특히 내가 중요하다 생각할 수록 자연스러움이 부족하면 인정하지 않으려 드는 경향이 있다. 왜인지는 모르겠으나, 그냥 그게 내가 갖고 있는 도덕관이거나 심미적 기준 뭐 그런거려니 넘어가며 살고있다.
생활감 없이 미끈미끈하게 깎아 놓은 것을 보면 거부감이 생긴다. 정작 나 역시 그 생활감이 우러나오는 자연스러움을 가공하지 못하면서 이런다는 게 문제다. 불공평한 평가라 그만두고 싶은데 아직까지 그만두지 못했다. 생활감없는 연출을 생활에서 만나면 마구 비난하고 싶어진다.
개연성... 그것도 할 말이 많다. 이야기를 시작하면 밤을 새고 일기를 쓰겠지... 개연성과 생활감에 그만 집착하고 싶지만, 개연성 있고 생활감이 넘치는 결과물들은 언제나 완벽해보인다. 개연적으로 흘러가고 생활감이 묻어나 진실되어 보이는 것들.. 관계도 개연적으로 깊어지고,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극적임이 아닌 생활감 있는 진실됨으로 이어진 게 아니면 부정하는 경향이 있다. 그렇지만 불쑥불쑥 생겨난 느슨한 관계들이 얼마나 많은 순간 나를 위로했고, 더 좋은 곳으로 이끌어줬는 지를 떠올려 봐야한다. 이건 너무 억울한 평가야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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